Page 58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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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구중현은 언어가 심체로부터 나오는 것이어서 ‘체 가운데 현묘함
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 체에 구속됨을 경계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는
마치 여래선에서 여래의 궁극적인 경지를 체득하고자 애쓰는 것과 같다는
의미라 하겠고, 앞의 임제삼구 가운데 제이구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셋째의 체중현은 일반적인 언어활동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가 사용
하는 언어는 모두 심체로부터 발현되어 참다운 진리를 갖추고 있다고 해
도 그에 철저하게 집착하기 때문에 조사선의 입장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것
이다. 그러므로 ‘기용이 계위를 못 떠남’이라고 단정하는 것이고, 이는 제
삼구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임제삼구와 삼현삼요를 살펴보았다. 엄밀하게 말하
자면, 이 임제삼구와 삼현삼요에는 상당히 많은 의미의 메타포가 숨어 있
어 그것을 모두 설명함이 가능하지 않다. 다만 여기에서는 의현이 설정한
가장 기본적인 의미만을 논했을 뿐이다. 이 임제삼구와 삼현삼요는 의현
이 학인을 제접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세웠다고 평가할 수 있
다. 이후 의현은 이를 바탕으로 방할棒喝과 사료간四料簡, 사빈주四賓主 등
의 제접법을 설시하고 있는데, 이에 이어서 그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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