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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寶劍과 같고, 어느 때 한 번의 할은 금빛 털을 가진 사자[金毛師子]가
              땅에 웅크리고 있음과 같으며, 어느 때 한 번의 할은 물고기를 탐
              색[探竿]하거나 창문에 그림자를 비춤[影草]과 같고, 어느 때 한 번의

              할은 할의 용用이 아니다. 너는 알겠는가?” 승려가 머뭇거리자 선

              사는 바로 할을 하였다.      12)


           이로부터 할은 대체로 네 가지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바

          로 아주 예리한 보검으로 인혹人惑을 잘라버림과 같이 곧바로 망집을 타파

          시키는 것이요, 둘째는 마치 위엄 있는 사자가 먹이를 노리고 웅크리고 있
          는 것과 같은 경책警責이요, 셋째는 어부가 물고기가 있나 없나 탐색하거
          나, 혹은 도둑이 사람이 잠들어 있는지 창문에 대나무와 같은 것으로 비추

          어 봄과 같이 상대방의 근기를 탐색하는 경우이고, 넷째는 정말 하릴없이

          할을 흉내 내는 경우라 하겠다. 이처럼 의현은 할을 구분하고 있고, 그로
          부터 학인의 제접에 세밀하게 운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할의 주빈



           또한 『임제어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이날, 양당兩堂의 두 수좌首座가 서로 보고 동시에 할을 하였다. 어

              떤 승려가 선사에게 물었다. “그 할에 손님[賓]과 주인[主]이 있습니
              까?” 선사가 “손님과 주인이 분명하다.”라고 하고 다시 “대중들아,


          12)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大正藏47, 504a), “師問僧: 有時一喝如金剛王寶劍, 有時一喝
            如踞地金毛師子, 有時一喝如探竿影草, 有時一喝不作一喝用, 汝作麽生會? 僧擬議, 師便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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