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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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의 빈주구賓主句를 알고 싶으면 승당僧堂의 두 수좌에게 물어보
                  아라.”라고 하고 자리에서 내려갔다.          13)



               이로부터 할에 ‘주빈’이 존재하고 있음을 여실하게 알 수 있다. 이 구절

             은 이후 『벽암록碧巖錄』 등의 선전에 조금씩 변용되어 많이 인용되고 있는
             데, 여기에서는 『지월록指月錄』에 인용된 구절을 소개하겠다.



                  너희들은 모두 나의 할을 배우고 있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물으

                  니, 어떤 한 사람이 동당東堂에서 나오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서당西
                  堂에서 나와 두 사람이 함께 할 일성一聲을 하였다. 여기에서 손님
                  과 주인을 나눌 수 있겠는가? 너희들이 또한 분별하라. 만약 분별

                  하지 못한다면, 이후 노승의 할을 배울 수 없을 것이다.              14)



               이로부터 후대에서는 할에 주빈의 구분이 상당히 중요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상 ‘주빈’은 임제선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

             다. 앞에서 언급한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의 설법에서도 ‘주’

             가 등장하고 있고, 이어서 논하겠지만 ‘사빈주四賓主’에서는 ‘주’와 ‘빈’의 관
             계를 극도로 중시하고 있다. 이렇게 의현은 방도 많이 사용하지만 할을 더
             욱 중요시하는 까닭에 ‘덕산방 임제할’로 알려진 것이 아닐까 한다. 이에

             이어서 ‘사빈주’와 ‘사료간四料簡’ 등의 제접법을 고찰하고자 한다.





             13)  앞의 책(大正藏47, 496c), “是日, 兩堂首座相見, 同時下喝. 僧問師: 還有賓主也無? 師云: 賓主歷然.
                師云: 大衆要會臨濟賓主句, 問取堂中二首座. 便下座.”
             14)  [明]瞿汝稷集, 『指月錄』 卷14(卍續藏83, 558a), “汝等總學我喝. 我今問汝, 有一人從東堂出, 一人從
                西堂出, 兩人齊喝一聲. 這裏分得賓主麽? 汝且作麽生分. 若分不得, 已後不得學老僧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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