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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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이다. 빨리어로 심장(hadaya)은 심의
토대(hadaya vatthu)로 마음의 물질적 기
반을 의미한다. 심장은 머금는 동시에
매순간 움직이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하는 심心도 머금는 동시에 매순간 움직
이고 있는 것이다. ‘축적하다’는 것이 단
순한 축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머금고 있으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말한다.
심장은 머금는 동시에 매순간 움직인다.
몸적으로는 피를 머금고 피가 움직이
고 있다면, 마음적으로는 무엇을 머금고 무엇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의意와 식識은 하나의 세트를 이루면서 지속적으로 수많은 업들을 만든다.
의와 식은 업을 만드는 역할을 중심으로 하는 반면, 이러한 업이 들고나고
머물고 축적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심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축적되고 움직이는 것은 신구의身口意 세 차원에서의 업業이다.
먼저 의意의 차원에서 축적되는 것은 기억(memory, remembrance)과 밀접
한 연관을 가진다. 기억에는 기억을 하는 것과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있다.
전자는 메모리, 후자는 리멤버런스 또는 회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전자는
의와 식이 세트가 되어서 의업意業을 만들고 이것이 심에 기억의 형태로 축
적되는 것이다. 이때 범부는 좋고 나쁨에 의해서 왜곡되게 기억할 수 있다.
탐진치가 없는 경우는 왜곡 없이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회
상하는 기억 자체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지만, 회상하면서 탐진치에 의
해서 물들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도 범부는 탐진치와 함께 회상하기 때문
에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범부의 경우는 탐진치에 의해서 왜곡되게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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