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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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불교의 의식은 의와 식의 합성어이고, 서구심리학에서 의식은 단일
          어로 컨셔스니스(consciousness)를 말한다. 서구심리학에서 보면 의식은 우
          리에게 알려진 것이고, 무의식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인식유

          무가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서구심리학에서 의식과 무의식은 이미 만들

          어진 마음의 산물 가운데 인식유무에 따라서 구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불교에서 의식은 의와 식 둘의 작용에 의해서 감각, 느낌, 의도 등과
          같은 색수상행의 영역에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기능을 말한다. 불교의 의

          식과 서구심리학의 의식은 이처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불교심리학은 의와 식에 의해서 만들어진 산물들이 심의 영역으
          로 들어가고 나올 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구의身口意 삼업 가운데 어떤
          형태로 심心에 축적될지라도 들고남에 왜곡 없음을 강조한다. 왜곡을 없애

          기 위해서 정념을 강조하는 것이고, 정어를 강조하는 것이고, 육근청정을 강

          조하는 것이다. 또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다는 것도 중요하다. 신구
          의 삼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고 변화하고 현행한다. 들어간 것은
          반드시 나온다는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라도 반드시 심에서 나온다.

          이를 인지한다면 의와 식에서 함부로 축적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은 다양한 산물을 만드는 기능을 하는 의와 식, 이러한 산물을 축적
          하는 기능을 하는 심, 마음의 본래적 기능을 하는 성의 차원에서 볼 수 있
          다. 이 가운데 심이 가지고 있는 축적하는 기능은 현재 의와 식의 작용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의와 식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그대로 축적되므로

          항상 신구의 차원에서 업을 만드는 것을 중요시한다. 또한 만들어진 업이
          심으로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을 중요시한다. 마지막으로 심에 축적된
          업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지속적으

          로 노력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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