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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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과 선지식이 모두 도를 아는 주간주主看主
셋째, ‘주간주’에 대하여 임제는 다음과 같이 설한다.
혹은 어떤 학인이 하나의 청정한 경계에 응하여 선지식에게 내기
전인데, 선지식은 이 경계를 분변分辨하여 구덩이에 던져버린다.
학인이 “매우 좋습니다. 선지식이여!”라고 말한다. 선지식은 “돌咄!
좋고 나쁨을 알지 못하는구나.”라고 하자 학인은 곧 예배하였다.
이것을 ‘주간주’라고 칭한다. 7)
이로부터 ‘주간주’는 선지식과 학인이 모두 선리에 확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인이 청정한 경계를 제출하기도 전에 선지식은 이미 그를 분변
하고 있었으며, 또한 그에 대한 집착을 타파하자 학인도 칭송으로 화답하
여 자신도 집착을 타파하고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주간주’는 바로 ‘당하
즉시當下卽是’와 ‘본래현성本來現成’의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완성한 경계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학인과 선지식이 모두 도를 모르는 빈간빈賓看賓
넷째, ‘빈간빈’에 대하여 『임제어록』에서는 다음과 같이 논한다.
혹은 어떤 학인은 칼을 쓰고 쇠사슬을 묶여 있어 선지식에게 내기
7) 앞의 책. “或有學人應一箇淸淨境出善知識前, 善知識辨得是境, 把得抛向坑裏. 學人言: 大好善知識. 卽
云: 咄哉! 不識好惡. 學人便禮拜. 此喚作主看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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