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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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백흥암 보화루.
(사진 4)도 그가 썼다. 기성대사비는 칠곡에 있는 고찰 송림사松林寺에 있다.
극락전은 임진왜란의 병화가 지나간 뒤인 1643년에 다시 세운 정면과
측면 모두 3칸으로 된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이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수
미단須彌壇이 있고, 그 위에 목조로 된 아미타불상과 관세음보살상, 대세지
보살상을 봉안하고 있고, 그 뒤에는 1750년경에 아미타삼존을 그린 탱화
가 있다. 1643년에 5단으로 조성된 수미단은 약 35가지 종류에 달하는 동
식물을 정교하게 새겨놓은 것으로 조선시대 수미단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장엄한 대표적인 것이다.
영파대사는 백흥암에도 주석하며 글씨에서도 뛰어나 많은 현판을 남겼
다. 그는 백흥암에 ‘진영각眞影閣’, ‘거조암居祖庵’, ‘열선당說禪堂’, ‘화엄실華
嚴室’, ‘심검당尋劍堂’, ‘명부전冥府殿’ 등의 현판을 남겼다. 영파대사는 대제
학과 예조판서를 지낸 백하白下 윤순尹淳(1680~1741) 선생 문하에서 서법을
공부한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1705~1777) 선생에게서 서법을 익히기도 했
다. 정통 첩파帖派의 글씨이다. 동화사의 ‘대적광전大寂光殿’의 현판도 영파
대사가 썼다. 불교와 유교의 전적에서도 당대 제일이고 글씨와 문장에서
도 최고의 경지에 있었으니 그 시절 두 대사가 이끌고 가던 은해사의 명성
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내놓으라고 하는 당대의 문인과 묵객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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