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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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백흥암 진영각.


             모두 은해사로 발걸음을 향했던 것이다.

               극락전과 앞마당을 같이 쓰고 있는 진영각(사진 6)에는 ‘시홀방장十忽方丈’
             이라고 쓴 현액과 함께 영파대사가 쓴 ‘화엄실華嚴室’의 현판이 있고, 주련
             은 추사선생이 소동파蘇東坡(1037~1101) 선생의 ‘석각화유마송石恪畵維摩頌’

             이라는 글에서 취하여 쓴 것이다. 심검당에는 영파대사가 쓴 ‘심검당尋劍堂’

             의 현판이 지금도 그대로 걸려 있다. 옛날에는 백흥암에 추사 선생이 예서
             로 쓴 ‘산해숭심山海崇深’의 현판도 걸려 있었는데 현재는 은해사성보박물
             관에 보관하고 있다.

               극락전과 영산전 등에는 장삼을 두르고 선 니승들의 염불소리와 목탁소

             리만이 나른한 낮의 적막을 깨고 있다. 보화루에 기대어 목탁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무아미타불∼’을 마음속으로 따라하다가 발걸음을 옮겼
             다. 무엇을 염원하고 있는 것일까? 미타정토에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것일까? 정토에 다시 태어나려면 현세에서 열심히 수행하여야 하는데 현

             세에 붓다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며 살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일까? 현판
             에 글씨를 남겨 놓은 사람들은 모두 이 세상에서 떠난 지 오래다. 미타정
             토로 갔을까?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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