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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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어줬어요.
               해인사 시절 영암스
             님이  젊은  스님에게

             방 하나를 내주며 다

             른 일은 일체 하지 않
             도록  하고,  밤  9시부
             터 새벽예불이 있는 3

             시까지  도량  지키는

             일을  맡겼어요.  당시
             절에는  담장도  없고,
             보물관이 따로 있지도

             않아서 늘 불안했거든

             요. 그 스님 법명이 생
             각 안 나네요. 그 스님
             이 야경을 잘 수행했

             어요.  그래서  야경스           사진 8.  1960년 통도사에서 (좌)운허, 구하, 벽안 (뒤) 정묵, 법정, 인
                                         환스님.
             님이라고 했지요.
               통도사에 와 있던 늦가을 어느 날 보물장에 도둑이 들어 귀중한 뭘 훔쳐
             달아났어요. 그래서 밤에 경비하는 야경 자리를 하나 만들었어요. 밤 9시

             에 대중이 모두 잠자리에 들면 그때부터 새벽 3시까지 야간 불침번을 서는

             거예요. 그 추운 겨울날에 누가 하려 할까요. 가만히 일 돌아가는 걸 보다
             가 내가 맡고자 작정했어요.
               다음날 영암스님 찾아가서 통도사 야경을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학인

             들 여럿이 돌아가면서 하면 무책임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맡겠다고 한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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