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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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원영스님(하남 정심사 회주). 사진 박우현.



          음이 맑은 하늘 같았고, 간혹 일어나는 기억들은 하늘의 구름 같았다. 그
          렇게 백련암의 행자 생활은 시작되었다.




            공양주 소임과 성철 큰스님의 밥상


           내가 맡은 첫 소임은 공양주였다.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라 매우 힘들었

          다. 내가 짓는 이 밥을 먹고 스님들은 수행 잘 하고 보살들은 기도 잘 하라

          는 바람으로 했다. 특히 제사 지낸 후에 남은 음식이 많으면 그 관리가 무
          척 어려웠다. 백련암에 전깃불은 있었지만 냉장고가 없었다.
           하루 세 번 공양을 짓고 함께 운력하는 시간 이외의 개별시간에는 매일

          500배 절을 하였고, 또 『부처님의 생애』와 『불교개요』를 읽었고, 『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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