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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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한 신도분이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를 사 주
             었다.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인데 배터리의 무게가 약 10kg이였다. 큰스
             님은 이들 새 기계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가지셨다. 원택스님과 번갈아가

             면서 백련암 마당에서 큰스님의 모습을 비디오 카메라로 찍고는 했다.

             일부러 연출을 하면서 찍기도 하고, 겨울에 눈이 오면 찍기도 했다. 해
             인사 대적광전에서 법문하시는 모습도 찍었다. 또 백련암을 방문한 대중
             스님들, 법정스님, 광덕스님의 모습도 찍었다. 훗날 BBS 불교방송국에서

             이런 자료들을 편집해서 방송했다.



                대학원 진학과 『금강삼매경론』 연구



               세월이 많이 지나서 다시 동국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백련암을 떠나 서

             울 삼정사로 올라왔다. 진학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선문정로』 때문이였
             다. 큰스님께서 직접 저술한 『선문정로』에서 “참선법이란 곧바로 깨닫는
             수행법으로서, 다른 수행법과는 구별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하셨다. 그

             런데 나는 그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다. 다른 수행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서로 비교가 가능하고 또 『선문정로』도 바로 이해할 것 같았다. 백련암에
             서 혼자 여러 책들을 보다가 결국 동국대학교에 진학하기로 작정했다. 큰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책에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지은 사람에

             게 직접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선문정로』의 내용을 모르겠습니다. 무엇

             을 모르고 있는지 그것조차도 모르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당시 스님들에 대한 종단의 교육으로는 강원교육이 마지
             막이고 보충교육이나 연수교육이 없었다. 그래서 동국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일종의 연수교육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드렸다. 그리고 영어회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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