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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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화엄경』 「야마천궁게찬품도」.




           그런데 『서유기』의 반고신화 인용은 화엄의 법신불사상과 법계연기사상
          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의하면 반고와 우주법계의 만물은 하나가 곧

          전체인 관계에 있다. 우주의 만유가 모두 인연으로 얽혀 한몸을 이루는 관

          계에 있다. 일즉일체一卽一切, 일체즉일一切卽一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원
          래 『서유기』는 무수한 신들과 부처와 보살들을 한 무대에 올려놓았다는 점,
          그 서천 여행이 53 선지식을 탐방하는 선재동자의 순례기를 구조적으로 카

          피하고 있다는 점, 여행의 궤도가 화엄의 지위론을 따른다는 점 등에 있어

          서 상상의 큰 뿌리를 『화엄경』에 두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 첫 문단
          을 화엄의 법신불사상과 법계연기관의 피력으로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소강절의 천리수학



           그러나 『화엄경』은 생각의 경계를 허물지 못한 중생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경전이다. 천태스님에 의하면 부처님은 성도 이후 최초 21일간 『화

          엄경』을 설하였는데 유감스럽게도 중생들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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