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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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허공이 다하도록 간하라.” 라고 말하고 있다. 「신행선사비명」에는 “신
행이 교화를 할 때에는 도의 근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간심看心이란 한마디
로 가르치고, 그릇이 좀 덜 익은 사람에게는 방편方便으로 여러 가지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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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하여 깨닫게 했다.” 라고 말하고 있으며, 또 “스승을 만날 적마다 눈
빛으로 서로 만나고 정신을 벽관壁觀에 집중함에는 당나라에서 홀로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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났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신행은 북종선의 최초 전래자라
할 수 있다.
「지증대사적조탑비명」에는 “중원에서 득도하고는 돌아오지 않거나 혹
득법한 뒤 돌아왔는데, 거두가 된 사람은 손꼽아 셀 만하다. 중국에 귀화
한 사람으로는 정중사의 무상無相과 상산常山의 혜각慧覺이니, 곧 『선보禪
譜』에서 익주김益州金, 진주김鎭州金이라 한 사람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정중무상에 대한 기록은 이 외에도 『송고승전』과 『신승전』을 비롯하여 여
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정중무상의 선사상
구체적인 법계와 행적을 가장 잘 밝히고 있는 것은 돈황본의 『역대법보
기歷代法寶記』라 하겠다. 『역대법보기』에 의하면 무상은 신라의 군남사群南
寺에서 출가하였으며, 개원開元 16년(728)에 장안長安에 도착하여 선정사禪
定寺에서 현종玄宗을 알현하였다. 무상의 법계는 ‘도신→홍인→지선→처적
→무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홍인의 문하에서 혜능과 신수와 더불
2) 『大乘無生方便門』, 大正藏 85. “看心若淨名淨心地, 莫卷縮身心舒展身心, 放曠遠看平等盡虛空看.”
3) 金憲貞, 『斷俗寺 神行禪師碑銘』. “倡導群蒙 爲道根者 誨以看心一言 爲熟器者 示以方便多門.”
4) 위의 글. “師資每遇 目擊相逢 凝神壁觀 獨步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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