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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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전생의 병과 불병不病의 본체本體


               그런데 위의 문답에서도 병病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과 같이 양

             개는 병과 관련된 선화禪話를 여러 차례 언급하는데, 『조당집』에 실린 전기

             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있다.


                  묻기를, “무엇이 병病입니까?”라고 하자 선사는 “잠시 연기緣起하

                  는 것이 병이다.”라고 하였고, 다시 “무엇이 약藥입니까?”라고 하

                  자 선사는 “상속相續되지 않음이 약이다.”라고 하였다.              4)
                  묻기를,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부처 병[佛病]이 가장 고치기 어렵
                  다’라고 했는데, 부처가 병입니까? 부처에 병이 있습니까?”라고 하

                  자 선사는 “부처가 병이다.”라고 하였다. 승려가 “부처가 어떤 사

                  람에게 병이 됩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그에게 병이 된다.”라고
                  하였다. 승려가 “부처가 또한 그를 알고 있습니까?”라고 묻자 선사
                  는 “그를 알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승려가 “그를 알지도 못하는

                  데 어찌 그에게 병이 됩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너는 아직도 ‘그

                  의 가풍에 누累가 된다’라는 말을 듣지 못했는가?”라고 하였다.                5)


               앞의 인용문에서는 연기緣起하여 발생한 중생들의 존재 자체, 즉 무시이

             래無始以來로 끊임없이 상속되어 윤회하는 것을 병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상속을 받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약이라고 설하는 것


             4) 앞의 책(補遺編25, 418b), “問: 如何是病? 師曰: 瞥起是病. 進曰: 如何是藥? 師曰: 不續是藥.”
             5)  앞의 책(補遺編25, 424b), “問: 古人有言佛病最難治, 佛是病? 佛有病? 師曰: 佛是病. 僧曰: 佛與什摩
               人爲病? 師曰: 與渠爲病. 僧曰: 佛還識渠也無? 師曰: 不識渠. 僧曰: 旣不識渠, 爭得與他爲病?
               師曰: 你還聞道, 帶累他門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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