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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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있는 지선의 법맥을 계승한 것이다. 무상의 교화방식과 선사상에 대하
여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김화상金和上은 매년 12월에서 정월에 이르도록 사부대중, 백천만
인에게 수계授戒하였다. 엄숙하게 도량을 시설하여 고좌高座에서
설법하였다. 먼저 ‘소리를 끌어 염불[引聲念佛]’하게 하여 숨이 다하
도록 하고, 생각이 끊어지고 소리가 멈추어 생각이 그칠 때 다음과
같이 설한다. “기억을 없게 하고[無憶], 생각을 없게 하고[無念], 망령
되지 않게 하라[莫妄]. ‘무억’이 계戒이고, ‘무념’이 정定이며, ‘막망’이
혜惠(慧)이다. 이 삼구어三句語는 바로 총지문總持門이다.” 5)
위의 인용문을 통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무상은 ‘인성염불引聲念佛’로부
터 시작하여 ‘무억·무념·막망’을 통하여 의 ‘삼구어’가 중심이 되는 설법
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상의 사상은 혜능의 돈오법보다는 신수
의 점수법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선사상은 남종선이 전래하기 이전 시기부터 수많은 입당
구법승을 통하여 중국의 습선자들이나 북종선의 선승들과 교류하면서 사
상적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 마조계의 선사상이 통일신라에 정
착하게 된 것은 회창법난 이후의 일이라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이야기
는 다음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5) 歷代法寶記』, (大正藏 51), “金和上每年十二月正月, 與四衆百千萬人受緣. 嚴設道場處, 高座說法.
『
先敎引聲念佛盡一氣, 念絶聲停念訖云: 無憶 無念 莫妄. 無憶是戒, 無念是定, 莫妄是惠. 此三句
語卽是總持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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