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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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육재일은 매월 6
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에 수행자들
이 선을 닦고 악을 피할
수 있도록 스스로 근신
하며 포살布薩하는 날이
다. 신라의 자장율사에
의해서 확립된 승려의
포살의식은 매월 15일과
사진 4. 황룡사 발굴 토제 등잔. 사진: 동아일보 2023. 5. 10.
30일에 모여 그동안 지
은 죄를 참회하는 불교의례이다. 팔관재계를 행하면 그 공덕으로 죽은 뒤
에 욕계의 육천六天에 태어나고 삼악도三惡道(지옥도, 축생도, 아귀도)와 팔
난八難(어려움, 배고픔, 추위, 더위, 물, 불, 칼, 전쟁)에 떨어지지 않게 되며, 오역
죄를 없애고 모든 죄의 업장을 소멸할 수 있다.
자장慈藏(590∼658) 율사는 636년(선덕여왕 5년) 제자들을 데리고 7년 동안
당나라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오대산에서 수행하던 중 문수보살의 계법을
받고 귀국하여 황룡사 9층탑의 건립(645년경)과 불국토佛國土 신라를 구현하
려 하였다. 또한 자장 이전까지 구축하지 못한 신라불교의 교단 조직을 확립
하고 승려의 계율을 체계화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자장율사는 말법시대를
인지하고 있었을까? 말법시대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다음은 2018년부터 경주 황룡사지 서편지구에서 발굴된 토제등잔 (사진
4)을 살펴보자. 등잔은 약 10cm 지름이며 모두 1712점이 출토되었다. 이와
같은 등잔은 현재까지 그 사용처가 분분하지만 경주 황룡사에서 개최된 연
등의례에서 사용되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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