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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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둔황 146굴 북벽 벽화의 연등대.
오대(907∼960)시기 둔황 146굴 북벽 벽화 (사진 5)를 보자. 벽화 중앙을 차
지하는 연등륜대는 5층이며 두 사람이 각 층의 등잔을 장식하고 있다. 벽
화의 등잔은 위의 황룡사에서 발굴된 토제 등잔의 용도와 크기를 가늠하
게 한다. 이와 같은 연등대는 『성취묘법연화경왕유가관지의궤』 1권 경전에
서 언급하고 있다. 법화삼매의 연등은 단의 네 모서리에 구리 등대를 놓고
등잔을 소유(버터)로 밝힌다. 등대의 네 모서리 밖은 거다라나무(Khadira의
음역으로 콩과 아카시아 나무) 막대기를 꽂는다. 육근이 청정하기를 바라는 수
행자는 연등 공양을 포함한 갖가지 공양을 하고 육천 겁의 공덕을 채워야
법화삼매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팔관회와 연등회는 역사적으로 그 성격이 변하였지만 불교
의례의 참모습에서 다시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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