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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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그분은 한 만큼 효과를 거둔 거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적당히 이러
          면 좋다 저러면 좋다거나, 어디 가서 참선하면 몸도 좀 편안해진다는 생각
          으로 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아가 자식이라든지 뭐 병을 치료하기 위

          해 정진이나 기도하겠다는 생각으로는 곤란합니다. 그런 자세로 임해서는

          수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수행은 내
          가 얼마만큼 노력했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것입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
          으로 얼마만큼 투자할 수 있느냐 그것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생사 문제

          에 대해 얼마만큼 집중하고 문제 의식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 수행에서 참

          으로 중요합니다.


            번뇌가 사라진 적멸이 최고의 행복




            『열반경』에서 부처님은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 생
          멸멸이生滅滅已하면 적멸위락寂滅慰樂이라 말씀했지요. 이 세상의 일들은
          다 변합니다. 사람은 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순리입니다. 나무라고 해

          도 예외가 아닙니다. 나무는 500년이나 천년에 걸쳐 오래 살지만 그런 나

          무도 언젠가 죽습니다. 잡초도 며칠 사는 것이 있고, 몇 달 사는 것이 있지
          만 사라지는 때가 있습니다. 모든 생물과 미생물들도 다 그렇습니다. 이처
          럼 모든 존재는 무상無常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현실에서 무상은 슬픈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금방 옆에 있던 이웃이나 형제, 친지나 친구들이 어느 순
          간 병으로 눈도 한 번 못 마주치고, 말도 한마디 못 나눠보고 그냥 사라져
          한 줌 재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중생의 현실이 무상입니다. 이처럼 무

          상이라고 하면 바로 슬픔과 등식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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