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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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행을 하시는 분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부처님은 처음부터 화두
를 말씀하지 않으셨고, 화두 수행은 이후에 생긴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
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인도 전통대로라면 백
련암 같은 산중에 살아도 가야면 등 사람이 많은 사
는 곳으로 내려가 밥을 빌고 이래 살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한국의 사찰은 산중에 위치한 연유로 마을
로 가는 길이 험하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그런 이
유로 절에서 밥을 해 먹고, 농사도 짓고 이렇게 살아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천천히 걷고,
내 몸에서 일어나는 상태를 살피는 관법觀法 즉, 위빠
사나라든지 사마타라든지 이런 수행법은 곤란한 상
황이었습니다. 화두 참선이라는 방법은 앉으나 서나
활동하나 무엇을 하든지 간에 언구를 의심하기만 하
면 되는 수행법입니다. 그 의심이 깊어지면 나의 움
사진 5. 성철 큰스님의
직임과 상관없이 정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삼서근 화두
제가 봉암사에 있을 때 대구에서 현직 고검장으로 활동하던 어떤 분이
찾아왔습니다. 여름휴가 때 일주일씩 휴가를 내서 인도, 미얀마, 태국 이
런 곳에 가서 그곳 수행센터에서 하는 수행을 따라 해 보았다고 합니다. 가
서 직접 해 보니 자신이 일상에서 하는 일과 병행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는 것입니다. 그러다 이후에 화두 참선법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화두
를 참구하는 수행을 하니까 굉장히 효과적이고 좋더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부터 자신은 화두를 참구하는 수행법을 자신의 공부법으로 채택하게 되
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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