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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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수행을 통해 현재의 물든 자기 자신을 물듦이 없는 상태로 개선해
가야 한다. 미진한 나를 성숙한 나로, 부족한 나를 충만한 나로, 끄달리는
나를 걸림 없는 자유인으로 바꾸어 가야 한다. 이렇게 될수록 나는 내 삶
에서 당당한 주인으로 모든 인연 있는 것을 대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작업이 쉽지가 않다. 시점을 알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되고 익혀 온 습기習氣를 현재의 나의 얕은 정신 수준으로
는 다루기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
들을 만났다. 바로 근본 스승이신 부처님, 화신化身으로 나투신 권화權化 보
살님들, 마음의 눈을 뜨신 역대 조사 스님들이 그 분들이시다. 이분들은 저
마다 수많은 가르침과 방편을 베풀어 놓으셨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누구나 활용하여 자신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 놓
으셨다. 나와 주변의 모든 사물과 현상에 대한 ‘근원적 가르침’과 그것을
통찰하기 위한 ‘기도와 명상’이 그것이다.
기도에는 서원誓願의 마음이 담긴다
여기서 ‘기도祈禱’라는 용어의 개념에 대해 평소 내가 지니고 있는 기도
의 개념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고자 한다. 이는 예전에 어떤 분이 하
신 말씀 때문에 정리해 본 것이다. 그분은 기도라는 말이 서양종교의 기도
를 떠올리게 하여 수행을 말하는 불교에서 쓰기에는 적절치 않은 게 아니
냐고 하셨다.
한자 사전을 보면, ‘기祈[빌다]’, ‘도禱[빌다]’, 두 글자 모두 ‘빌다’라는
의미입니다. 국어사전에서 ‘기도祈禱’를 찾아보면, ‘신이나 절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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