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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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앞으로 틀림없이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고 그를 축복한다.
               그런데 이 나무꾼에게 6조 혜능스님의 영상이 투영되어 있다는 것이 확
             인된다. 우선 그는 출가 전 혜능스님이 그랬던 것처럼 나무꾼이다. 또 어

             려서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다는 점, 진리에 이르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무엇보다 그는 5조 홍인스님을 형
             상화한 수보리조사를 직접 만난 일이 있고, 그를 흠모하고 있다. 그런 점
             에서 나무꾼은 출가 직전의 혜능스님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스승을 만난 원숭이왕



               원숭이왕은 나무꾼이 가리켜 준 길

             을  걸어  영대방촌산靈臺方寸山,  사월
             삼성동斜月三星洞을 찾아낸다. 그러자
             동굴의 문이 열리면서 동자가 나타난

             다. 동자를 따라 동굴에 들어가니 찬

             란한 누각과 고요한 거처가 즐비하고
             그 끝, 옥으로 된 좌대 위에 수보리조
             사가 앉아 있었다. 원숭이왕이 들어

             가 절을 하자 수보리조사가 물었다.

               “성이 어떻게 되느냐?” 원숭이왕이
             대답한다. “저는 성을 내지 않습니다.
                                                 사진 4. 수보리조사와 손오공.
             사람들이  욕을  해도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런 성 말고 네 부모의 성이 뭐냔 말이다.” “저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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