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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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한문 수사법의 하나에 해당한다. 하필이면 달과 별을 가지고 마음
심心을 파자한 것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달과 별을 통해 그 배경인 고요하고 빈 허공을 확인한다. 전체 빈
허공이 마음의 바탕이 되고, 그 허공에 모양을 드러내는 달과 별은 마음이
드러난 현상이 되는 것이다. 사월삼성동이라고 했으니까 마음은 동굴이기
도 하다. 동굴은 비어 있다는 점에서 공空을 상징한다. 마음의 실체가 따로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달처럼[斜月] 별처럼[三星] 그 뚜렷한
모양과 작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진공묘유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영대방촌산이 부처님이 사는 영산이 되는 이유는 사월삼성동이 있기 때문
임을 알 수 있다.
수보리조사의 정체
사월삼성동, 그 마음의 동굴에
서는 수보리조사가 가르침을 펴고
있다. 수보리는 공의 이해에 있어
서 제일의 달인(해공제일)으로 불리
는 인물이고 『금강경』의 주인공이
다. 그런데 수보리는 존자라고 부
르지 조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러니까 수보리조사는 해공제일 수
보리와 선종 조사의 합성어이다.
먼저 수보리조사가 사는 동굴은 비
사진 5. 5조 홍인스님.
어 있다는 점에서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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