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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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도랏 어아리를
일부는 엮어 달고
일부는 무쳐 먹세.
떨어진 꽃잎 쓸고 앉아
병 술을 즐길 적에
아내가 준비한
일품 안주가 이뿐이라.
「농가월령가」 3월령(음력)의 일
부입니다. 1년 내내 먹을 수 있게
묵나물을 만들기도 하고, 지금
당장 무쳐서 향긋하게 먹어 보자
는 내용이 담긴 가사입니다. 시
절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
리에게 「농가월령가」는 때를 일
러주기도 하고, 마음도 챙겨줍니
다. 시절은 바람처럼 어느덧 지
나가 버리고 맙니다.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긴 조언
을 흘려보내지 않고,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자연의 흐름을 인지하
사진 4. 박쥐나물.
며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
해야 겠습니다. 차례차례 얼굴을 내미는 꽃들과 눈맞춤 하며 우리가 인간
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 요리의 기본을 생각합니다. 잘 헤아리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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