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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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 부분적인 수행법 정도로 여기는 것은, “기도는 왜 해야 하는가?”라는 기
             도의 목적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기도는 자기라는 존재의 본래 상태를 보는 현실적 행위



               기도는 왜 하는 것인가? 기도는 하나의 완성된 수행법이다. 우리는 기
             도라는 행위를 통해서 산만한 정신의식을 고요히 하고, 맑게 하여 결국 나

             라고 인지하는 ‘자신의 본래 상태’를 여실히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생각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에 기도를 함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집중과 몰입에 의한 관찰’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참선에서 화두
             라는 의심덩어리에 강한 집중이 필요하듯이, 기도에서도 자신이 하는 기

             도 방법으로 강한 집중과 몰입에 의한 성찰은 필수이다.

               이런 성찰이 있는 기도일 때, 단지 복福을 갈구하는 게 아닌 실제적인 자
             기 닦음의 수행이 된다. 심정心情만 갖고 하는 행위가 아니라 분명한 발
             원發願으로써 몸을 움직여서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하

             는 경우를 실참실수實參實修라고 하는데, 기도 역시 이런 마음과 자세로써

             할 때 나 자신에게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능엄
             주 같은 주력과 절 수행은 이런 긍정적 변화를 있게 해주는 그 자체로 온
             전한 수행법이다. 다만 경우에 따라 참선하는 사람이 마장魔障을 덜어내기

             위한 조도법助道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실 업장을 소멸시키기 위한 수행이 따로 있을 수는 없다. 왜 그럴까?
             모든 수행은 결국 자신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에고에
             물들어 있는 나의 상태에서 말끔히 정화된 상태로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참선이든 기도든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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