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P. 128
밀과는 차와 함께 먹는 다식의 역할
을 했고 고려시대 인기 과자였습니
다. 고려의 유밀과는 원나라 사람들
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고려병高麗
餠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귀한 대접
을 받았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의 세시
풍속이 종교적인 의미로서의 문화만
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처럼 모두를 아
우를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사진 6. 약과(다식과).
데 달콤한 유밀과의 역할이 아주 크
다는 생각입니다.
농가월령가 4월령에 등장하는 느티떡과 콩찌니를 비롯하여 유밀과를 나
누는 문화는 궁중을 비롯하여 전 백성이 함께 즐겼던 민속문화였습니다.
고문헌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해 나가는 데 음
식문화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처님오신날의 풍
습을 함께 하고, 이어 나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
들이 우리 것을 바르게 알고, 새롭게 이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
니다.
5월은 감사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이 모두 들어 있는 달입니다. 불가의 내림음식 유밀과를 만들어서
여러분의 귀한 인연들에게 마음을 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절에서는
느팃잎을 따서 느티떡을 만들고 콩찌니를 만들어서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
는 문화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약게팅(약과+티케팅)이라는 신조
어가 생길 만큼 유명해진 유밀과를 만들어 공양도 올리고 선물도 해 보면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