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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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학문과 시작에 몰두하며 청
빈한 삶을 살았습니다. 외진 산
기슭에서 육물명六勿銘이라는 엄
격한 생활 규칙을 만들어 놓고
살았습니다. 나무판에 새긴 육
물명이 지금은 시센도에 걸려 있
습니다만, 원래는 부엌에 걸려
있었습니다. 조잔은 항상 그것
을 바라보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사진 2. 3월 중순, 철쭉이 피기 전 시센도 정원.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섯 가
지 생활지침은 다름 아닌 불조
심, 도둑 조심, 늦잠 금지, 편식
금지, 근검절약, 청소 철저입니
2)
다. 190cm 장신의 전직 사무라
이가 아내도 없이 홀로 살아가면
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자신
을 엄격하게 다잡는 모습이 눈에
사진 3. 시센도의 아름다운 건물.
선합니다.
문학의 향기 가득한 시센도에는 유명한 정원이 있습니다. 그 정원 앞에
앉으면 홀가분한 마음이 되어 세상을 잊고 자신마저 잊게 됩니다. 이런 아
름다움은 분명 지적이고 심미적인 존재의 정신에서 나온 아름다움입니다.
시센도에서 우리는 정원을 바라보는 하나의 눈으로서 현존합니다.
2) 六勿銘 : 勿妾丙王, 勿忘棍族, 勿斁晨興, 勿嫌糲食, 勿變儉勤, 勿媠拂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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