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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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衣線: 法服을 의미] 아래
에 있으면서, 이치[理]
는 모름지기 향상사向
上事를 회통會通 해야 하
니, 등한하지 말라. 만
약 승당처承當處가 분명
하다면 바로 다른 제
성諸聖들을 자기의 등
뒤로 던져 버려야 비로
소 자유로울 것이다.
사진 1.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禪師.
만약 던져 버리지 못한
다면 설사 배워서 십성十成을 얻었다고 해도 도리어 그들 등뒤에서
차수叉手해야 할 것이니 무슨 큰소리를 치겠는가! 만약 자기自己를
던져 버릴 수 있다면 모든 거칠고 무거운 경계가 온다고 해도 주
재主宰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진흙 속에 넘어진다고 해도 역시
‘주재’할 수 있을 것이다. 1)
이로부터 본적의 기본적인 입장을 여실하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구절은 명대明代 주시은朱時恩이 찬술한 『불조강목佛祖綱目』 권33에 실린 ‘본
적 선사가 조산에서 법을 엶[本寂禪師開法曹山]’의 항목 첫 구절에 전재하고
있는데, 주시은 역시 이 구절을 본적이 제창한 선사상의 출발로 보고 있
2)
1) [日本]慧印校, 『撫州曹山元證禪師語錄』(大正藏T47, 530a), “僧家在此等衣線下, 理須會通向上事, 莫作
等閑. 若也承當處分明, 卽轉他諸聖, 向自己背後, 方得自由. 若也轉不得, 直饒學得十成, 却須向他
背後叉手, 說甚麽大話! 若轉得自己, 則一切麤重境來, 皆作得主宰. 假如泥裏倒地, 亦作得主宰.”
2) [明]朱時恩, 『佛祖綱目』 卷33(卍續藏85, 65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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