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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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그날의 화엄 중 다비장 풍경>, 34.5x45cm, 1998년, 김호석 그림.
이 말씀처럼 우리는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모
든 것을 나를 기준으로 삼아 받아들이고 가치를 부여하지요. 나와의 이해
관계에 따라 손익과 선악을 결정하고, 그것에 의해 교차되는 희로애락 속
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제 입맛에 따라 가치를 부여하
는 주범은 나[我]라고 여기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에고(ego)라고 하며, 이 에고에 휘둘리고 있는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무명無明’ 상태에 있습니다.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이 에고가 있는 이상, 우리는 다른 사람과 더
불어 진정으로 평화로울 수 없고, 스스로도 평안할 수 없습니다. 즉 각覺
(부처의 상태)일 수 없고, 불각不覺(중생의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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