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P. 49
왜 무아의 가르침인가?
부처님은 왜 무아를
가르쳤을까요? 대략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윤
리적 요청’ 때문이고, 둘
째는 ‘논리적 귀결’ 때문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윤리적 요청이란 일상 사진 1. 부처님을 상징하는 법륜. 기원전 1세기, 인도 아마라바티
유적센터박물관. 사진: 서재영.
적인 ‘나’를 영구 불멸하
는 ‘나’로 착각하는 것이 집착, 증오, 교만, 이기주의 등 모든 윤리적 문제
의 근원이라 보고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 것입니다. 심지어는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불화나 심지어 전
쟁까지도 이런 착각에서 오는 것이라 본 것입니다.
결국 ‘나’라는 생각, ‘나’를 떠받들려고 애쓰는 것이 ‘괴로움’의 근본 원인
이므로 이를 고치는 것이 윤리적 요청이었다는 것입니다. 『싸뮤다 니카야』
라는 불경에 보면 부처님은 다섯 수도승들에게 “그러므로 형제들이여, 누
구나 있는 그대로 올바른 통찰을 가지고 알아야 한다. ‘이것은 내 것이 아
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내가 아니다’라는 것을[…] 그리
하여 [지금의 나에 대해] 염증을 느껴야 거기서 물러설 수 있고, 물러서야 참
으로 자유로울 수 있느니라.”고 했습니다.
둘째, 논리적 귀결로서의 무아입니다. 불교에 의하면 ‘나’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육체적 요소와 네 개의 심리적 내지 정신적 요소인 이른바 색수상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