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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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리고 … 새 사람을 입으라.”(에베소4:22~24)고도 했습니다. 지금의 나
          에게 죽음으로 새로운 나로 되살아 난다는 ‘죽음과 부활’의 종교적 역설입
          니다.

           사실 예수님이나 바울만이 아니라 기독교 역사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자

          아를 비우고 근원과 하나되라고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성 아우구스티누
          스(Augustinus)는 영혼이 자신을 생각하는 일을 그만둠으로써만 자신을 초
          월할 수 있다고 했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는 만일 영혼이

          하느님을 알려고 한다면 먼저 자기 스스로를 잊어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노장의 경우



                                           노자老子님의 『도덕경』 제7장에 보

                                         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하
                                         늘과 땅은 영원한데, 하늘과 땅이 영
                                         원한 까닭은 자기 스스로를 위해 살

                                         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참삶

                                         을 사는 것입니다. 성인도 마찬가지.
                                         자기를 앞세우지 않기에 앞서게 되
                                         고 자기를 버리기에 자기를 보존합

                                         니다.”

                                           또 제16장에 보면 “완전한 비움에
                                         이르십시오. 참된 고요를 지키십시
          사진 4.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철학자 노자老子.
                                         오.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나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여겨 봅니다.”, 완전한 비움에 이르면 우리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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