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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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근원으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또 한 분의 도가 사상가 장자莊子는 우리가 우리의 옛 자신과 사별하는
             ‘오상아吾喪我’와 함께, 자기 마음을 굶기는 심재心齋, 자기를 잊어버리는 좌

             망坐忘을 통해 우리가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타



               우리나라 다석 유영모 선생님은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

             인 ‘제나’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인 ‘얼나’로 변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유교도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 하여 나를 없애고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것
             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가 토인비(Arnold Toynbee)도 종교의 핵심은 “개인과

             단체에서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이
             것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열쇠이지만 우리는 이 열쇠를 집어서 사용하는
             것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입장에 있는데, 우리가 이 열쇠를 집어서 사용

             하게 되기까지는 인류의 존속이 항상 의심스러운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가면서




               이렇게 볼 때 부처님의 무아사상은 약간씩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모
             든 종교와 의식 있는 사상가들의 기본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란
             결국 껍데기 자기가 궁극 실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에서 벗어나

             는 체험을 통해 해방과 자유를 맛보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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