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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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인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  시기부터  산나물은  억세
                                             지고 약이 오를 대로 올랐지만

                                             스님들은  산나물을  법제하는

                                             법을 잘 알고 계셨기에 아무 문
                                             제가 없었습니다. 소금이나 간

          사진 5. 풍요로운 절기 망종.                  장에 삭힌 다음 푹 삶거나 유
                                             념揉捻을 합니다. 다시 건조해

          서 약성을 빼고 부드럽게 만들어서 된장으로 덖거나 간장으로 조립니다.
          식재료가 넘쳐나는 시기이니 지금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음식을 만
          들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도 산사에 살고 계시는 스님 중에는 옛날 방식 그

          대로 전통을 고수하며 사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사찰음식을 연구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 그런 분을 만날 때마다 저의 질문은 호기심으로 가득하
          고 두 눈은 반짝입니다.
           이번 달에 소개할 지구를 살리는 사찰음식은 상추 고갱이 요리와 매실

          에 빠진 자소엽(차조기)입니다. 어느덧 상추 고갱이가 얼굴을 내밀면 상추

          불뚝이물김치와 상추불뚝이전이 맛있는 시절입니다. 먼저 6월이 제철인
          매실과 자소엽의 궁합을 소개한 다음 상추 고갱이 요리를 자세히 알려 드
          리겠습니다.

           매실에 살이 차오르고 향기가 짙어지면 자소엽 잎사귀도 활짝 폅니다.

          제호탕에 사용되는 오매는 풋매실을 사용하지만 그 외에는 잘 익은 매실
          을 사용합니다. 들깻잎의 사촌 격인 자소엽은 천연방부제 역할을 하며 매
          실 절임에 시너지를 더합니다. 계피의 알싸한 맛을 지닌 깻잎이라 하여 계

          임桂荏이라고도 부르는데 중국의 의서인 『명의별록』에서는 “나쁜 기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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