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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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현성本來現成의 입장에서 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제불이 ‘불
          병’인 까닭은 바로 깨달음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도
          사실상 깊은 사상적 취지가 내재한다. 이는 원생보살願生菩薩 등의 보살

          도菩薩道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 하겠는데, 그에 대한 논술은 생략하고자

          한다.
           『조산어록』에는 다음과 같은 문답이 실려 있다.


              묻기를 “어떻게 해야 항상 존재[常在]하는 사람입니까?”라고 하자

              선사는 “마침 조산을 만나 잠시 나왔다.”라고 하였다. “어떻게 해
              야 항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얻기 힘들
              다.”라고 하였다.    5)




           여기에서 말하는 항상 존재하는 사람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윤회의 입장이고, 또 다른 의미로 상재常在는 바로 반야에서 극도
          로 추구하는 자재自在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두 번째 의미의 ‘상

          재’는 바로 『육조단경』에서 강조하는 자성自性, 자심自心이라고도 볼 수 있

          으니 좀 더 확장시키면 돈오頓悟와도 관련이 있다. 그에 따라 질문은 어떻
          게 해야 돈오를 이루는가에 대한 질문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본
          적의 “마침 조산을 만나 잠시 나왔다.”라는 답은 윤회하여 조산을 만나 깨

          달음에 이르렀음을 암시하는 의미이고, 항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얻기

          힘들다는 말은 역시 본래현성과 관련된 대답이라 하겠다.






          5) 앞의 책(大正藏47, 528c), “問: 如何是常在底人? 師曰: 恰遇曹山暫出. 云: 如何是常不在底人? 師曰: 難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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