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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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제자들을 남겨두고 홀로 가까운 곳으로 가서 유명한 기도를 합
             니다. 누구가 듣고 전했는지 모르지만, “나의 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지
             나가게 하시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

             옵소서.”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제자 유다의 안내를 받고 찾아온 큰 무리가 예수님을 체포해 갑니
             다. 유대 대제사장 앞에서 심문을 받고 결국 로마 총독 빌라도 앞으로 끌려
             갔습니다. 여기서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합

             니다. “진리가 무엇이냐?” 예수님은 이 질문에 답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빌라도는 명절 때마다 죄수 한 명을 사면하는 관례에 따라 예수님을 풀
             어주려고 하고 밖에 모인 군중들을 향해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했지
             만 예수님 입성 때 환호하던 군중들이 돌변하여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

             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빌라도는 결국 사형선고를 내리게 되었

             습니다.
               다음 날 골고다 언덕으로 끌려가 십자가에 달리게 되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일곱 가지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말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였습니다.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운명할 때 해가 빛을 잃고 땅
             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성소의 휘장이 한가운데로 찢어져 둘이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가 금요일이었는데, 해가 지기 전 부자 아리마데 요

             셉이 빌라도의 허락을 받고 예수님의 시체를 내려 세마포에 싸고 임시로

             자기를 위해 준비해 둔 동굴 형식의 무덤으로 옮겼습니다.
               ‘제3일’ 일요일 아침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예수님을 정식으로 장
             사지내기 위해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옆으로 비켜지고

             무덤이 비어있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복음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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