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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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자의 성


               반면, 피터 하비(2000)는 불교가 종교의 특성상 “독신의 사원 생활에 최

             우선적인 관심을 보여왔지만, 독신자의 삶에 헌신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결혼과 가정생활이 적합하며, 그것은 또한 수많은 가치 있는 성질들이 길
             러지는 영역” 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재가자의 성 윤리에 대한 경전의
                         2)
             관심은 출가자의 그것에 한참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전혀 아

             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재가자의 성 윤리와 관련된 구체

             적 행동에 대해서는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의 「업품業品」을 참고할 만하다.


                   만약 (올바른) 때와 (올바른) 장소가 아닌 곳에서 여자가 아니거나 처

                  녀 혹은 남의 아내를 자기에게 속하게(성관계를) 한다면 이를 사음이

                  라고 한다. (중략) 만약 축생이나 계를 파한 자나 승僧에 속하거나
                  옥에 갇혔거나 도망하는 자이거나 스승의 부인이거나 출가한 사람
                  이거나 간에 이와 같은 사람을 가까이 하면 사음을 범했다고 한다.

                  (중략)

                  만약 혼자나 다른 사람과 함께 길옆이나 탑 옆이나 사당 옆에나 대
                  중이 모이는 곳에서 범행이 아닌 짓을 하면 사음죄를 얻는다. 만약
                  부모, 형제, 국왕이 지키고 보호하거나 혹은 먼저 남과 더불어 약

                  속을 했거나 먼저 남에게 허락했거나 먼저 재물을 받았거나 먼저

                  부탁을 받았거나 나무와 진흙으로 만든 형상 및 죽은 시체로서 이



             2)  Peter  Harvey(2000),  An  Introduction  to  Buddhist  Ethics-Foundations,  Values  and
               Issues(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03; 허남결(2014), 『불교윤리학 입문-토대, 가치와 쟁점』
               (서울:씨아이알),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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