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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種墮’, ‘사빈주四賓主’ 등은 모두 면밀함과 세밀함의 풍격을 갖추고 있으므로
학인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동산양개어록』에는 양개가 본적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내가 운암雲巖 선사先師 처소에서 친히 보경삼매寶鏡三昧를 인가받
았는데, 일을 궁구함에 핵심이니 지금 너에게 부촉하겠다.”라고 하
였다. 선사는 다시 말하기를 “말법末法 시대에는 사람들이 건혜乾
慧를 많이 갖고 있다. 만약 참과 거짓을 변별하여 검증하려면 세 종
류의 삼루渗漏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견삼루見渗漏로서
기機가 위位를 떠나지 않아 독毒의 바다에 빠지는 것이다. 둘째는
정삼루情渗漏로서 향하고 등질 것에 막혀 견처見處가 고루함에 치우
친 것이다. 셋째는 어삼루語渗漏로서 묘함을 궁구하여 종宗을 잃고,
기機가 끝내 어두워 지혜가 탁해져 생사에 유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 종류에서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알 것이다.”라고 하였다. 2)
이로부터 양개는 운암에게서 인가받은 「보경삼매」를 바탕으로 삼종의
삼루渗漏를 학인들의 제접에 응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
하는 ‘건혜’와 ‘삼루’는 모두 유루법有漏法에 천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건
혜는 비록 지혜와 비슷한 견해가 있을지라도 참다운 체득을 겪어서 나온
것이 아님을 의미하고, 삼루 역시 망집妄執에서 나타난 다양한 견해, 정
2) [日本]慧印校, 『筠州洞山悟本禪師語錄』(大正藏47, 513c), “吾在雲巖先師處親印寶鏡三昧, 事窮的要,
今付于汝. 師又曰: 末法時代, 人多乾慧. 若要辨驗眞僞, 有三種渗漏: 一曰見渗漏, 機不離位, 墮
在毒海; 二曰情渗漏, 滯在向背, 見處偏枯; 三曰語渗漏, 究妙失宗, 機昧終始, 濁智流轉. 於此三
種, 子宜知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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