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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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당기松岳明堂記』, 『도선실
기道詵實記』, 『도선시당기道詵詩
堂記』가 있다고 하나 역시 도선
의 진찬은 아니다.
일설에 의하면 도선은 당나라
로 유학 가서 밀교 승려 일행一
行으로부터 풍수설을 배워 왔다
고 전한다. 이경석 또한 “중국
의 천자가 도선을 국사로 책봉
하여 존경하였으며, 일행선사
도 도선이 이 땅의 사람이 아니
사진 3. 영암 도갑사 도선국사·수미선사비.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라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찬
3)
탄하였다.” 라고 말했다. 그런데 일행은 당나라 초기의 승려이고 도선의
생몰년은 당나라 말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연대에 모순이 있고, 도선이 당
나라에 유학하였다는 것도 신빙성이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혹자는 도선
이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이 아니라 가공의 신화적 존재라고 주장하기까
지 한다.
비록 고려 왕조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하여 도선이 신화화되었지만,
이는 그만큼 민중들 속에서 도선의 영향력이 지대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도선이 역사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고려 태조 왕건
에 의해서였다. 875년(헌강왕 1)에 도선은 “지금부터 2년 뒤에 반드시 고귀
한 사람이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하였는데, 그 예언대로 송악에서 왕건이
3) 이경석 찬, 「영암 도갑사 도선 수미 양대사 비문」(이지관, 『교감역주 역대고승비문 조선편 1』, 424-4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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