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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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6호 | 중국선 이야기 43 |     조사선은  무엇보다도  ‘돈오頓悟’
            조동종의 선사상 ⑨
                                         를 궁극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
                                         런데 ‘돈오’에서는 다른 교학의 종

                                         파처럼 학인들에게 차제와 계위를
          학인을 제접하는                       세울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들

          세 가지 길[三路接人]                   수밖에 없는 자체 모순을 내재하고
                                         있다. 그에 따라 『육조단경』에서부

                                         터 “각자 스스로 관심觀心하여 자신
          김진무 철학 박사
                                         의 본성으로 ‘돈오’하게 하라! 만약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자는 모름지
                                         기  대선지식의  시도示道를  찾아서

                                         견성見性하라!” 라고  강조하고  있
                                                      1)
                                         고, 또한 『마조어록』에서도 “만약 상
                                         근중생上根衆生이라면  홀연히  선지

                                         식의 지시指示를 만나 다시 계급階
                                         級과 지위地位를 거치지 않고서 본

                                                             2)
                                         성을 ‘돈오’할 것이다.” 라고 규정
                                         한다. 이러한 조사선의 사상적 기제

           김진무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는 학인이 직접 선지식을 참알하여
           남경南京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가르침을 받는 방법만이 남게 되는
           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부교수 역
           임. 현재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한국연
           구재단 학술연구 교수. 저서로 『중국불교        1)  敦煌本,  『壇經』(大正藏48,  340c),  “各自觀心,
           거사들』, 『중국불교사상사』 등이 있으며,         令自本性頓悟!  若不能自悟者,  須覓大善知
           번역서로  『조선불교통사』(공역),  『불교와       識示道見性!”
                                            『
                                         2)  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卍續藏69, 2c), “若是
           유학』, 『선학과 현학』, 『선과 노장』, 『분등
                                           上根衆生, 忽爾遇善知識指示, 言下領會, 更
           선』, 『조사선』 등이 있다.                不歷於階級地位, 頓悟本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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