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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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수행 프로그램에 참석해 찻잎을 따는 불자들. 사진: 보리선사.

          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현로에 대하여 “한밤중의 밝음은 새벽이 되어도 드

          러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밤중의 밝음이 나타내는 것은 어둠
          가운데 밝음이 있다는 것이고, 새벽이 되어도 드러나지 않음이 나타내는
          것은 밝음 가운데 어둠이 있다는 것이니, 밝음과 어둠은 독립적인 현상이

          아니며, 대립 가운데 서로 의존하고, 대립 가운데 비로소 드러낼 수 있다

          는 것으로 이 역시 회호를 말하고 있다.
           『동산양개선사어록』에는 양개의 선사상에 대한 「강요게綱要偈」가 삼수三
          首 실려 있는데, 그 두 번째 ‘쇠를 녹이는 현로[金銷玄路]’의 게송은 “밝음 속

          에 어둠이 서로 바뀌니, 노력했으나 깨달음을 얻기 어렵도다. 힘이 다하여

          진퇴를 찾으나, 쇠사슬 그물은 치밀하기만 하구나.” 라고 한다. 이로부터
                                                     11)
          현로의 공능功能을 짐작할 수 있는데, 쇠와 같은 혹은 쇠사슬 그물과 같이




          11 앞의 책(大正藏47, 526a), “交互明中暗, 功齊轉覺難. 力窮忘進退, 金鎖網鞔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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