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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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하여 받아들임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오히려 전수가 조도나 현로보다도 최상 근기의 학인을 제접함에 사용되었
          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사선에서는 눈썹을 치켜뜨거나

          눈을 깜박이는 양미순목揚眉瞬目만으로도 선리를 전하는 경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양개가 시설한 제접법인 조도·현로·전수의 삼로접인을 살
          펴보았다. 이 가운데 조도는 바로 『육조단경』의 무주를 원용했다고 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이 조도는 학인을 돈오할 수 있게 하는 제접법이라고 볼

          수 있다. 현로는 경전이나 조사들의 가르침에 천착한, 즉 어삼루에 빠져 있
          는 학인들을 접인하는 데 사용되는 제접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수는 학
          인들을 두 손을 펼쳐 받아들이는 가장 기본적인 제접이면서 또 상황에 따

          라서 최상 근기가 가진 대기大機의 전체全體 작용을 접인하는 데 사용될 수

          도 있는 제접법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삼로접인의 제접법은 학인이
          나 선사가 그 형식에 천착한다면 역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으로 된
          다는 것을 양개는 철저히 강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4)  [東晉]釋法顯譯, 『大般涅槃經』卷中(大正藏1, 198b), “時, 弗迦娑復白佛言: 我今欲於佛法出家. 佛卽喚言:
             善來比丘.” 阿含經 등에서는 ‘善來比丘’의 용례가 수백 건이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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