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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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숫솟금산은 너무 가팔라서 못 올라가요. “아하, 내가 그 명(승)

          지에서 천지신명께 기도해야 되겠다. 내가 원하는 인류평화와 평등 또
          인류동체의 안락을 위해 내가 힘을 받아야 되겠다.” 해서 2학년 여름방

          학 때 숫솟금산에 몰래 올라갔습니다. 올라가서 가보니까 뭐 못 올라간
          다고 하는데 탑이 있어요. 마이산에 가면 탑이 아주 많습니다. 이갑용

          할아버지가 쌓았다고 그래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가 그분을 한 번 만
          나 뵈었습니다. 그분이 또 무슨 관상을 잘 본다고 그래서 친구가 같이 가

          자 그래서 한 번 갔었어요. 허허.



            ▶ 실제 마이산을 오르셨군요?
            그분이 나막신을 신고 숫솟금산에 올라가서 탑을 쌓았다고 그래요.

          그냥 올라가기도 어려운 곳입니다. 그래서 ‘신비의 산’이다 그래서 내가 도
          전을 했죠. 그 산을 그냥 올라갔어요. 올라가는 데는 별로 힘들지 않더

          라고요. 나무뿌리를 잡고 올라가서 3일 밤낮으로 “천지신명이시여, 나한
          테 힘을 좀 주시오. 내가 인생을 이렇게 좁게 살아서 쓰겠습니까? 인류

          를 평화롭게 할 수 있고, 평등하게 할 수 있고, 인류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힘을 나한테 좀 주쇼.” 하고 하늘에 빌었어요.
            먹지도 못하고 내려오지도 못하고요. 그런데 천지신명도 나타나지 않
          고 배는 고프고. “야, 이게 아니다.” 그러면서 살살 꾀가 나더라고요. 내

          가 “야호!” 하고 불렀더니, 그 전주공업고등학교 다니는 친구가 나타나서

          나인지 모르고서 “너는 이놈아, 너희 어머니 아버지도 없느냐. 거기 올라
          가면 죽는 덴데 왜 올라갔느냐! 그 신성한 산을 버려서야 되겠느냐!”고

          야단을 치면서 빨리 내려오라고 그래요. 나도 거기 있어봤자 안 될 것 같
          아서 고등학교 모자를 거기다 딱 놓아두고 돌 세 개를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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