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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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청정을 본체로 삼고 지혜로써 작용을 삼느니라.”
“ 이미 무념으로 종취를 삼는다고 말씀할진댄 무념이란 어떤
생각이 없는 것입니까?”
“ 무념이란 삿된 생각이 없음이요 바른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
니니라.”
“ 어떤 것이 삿된 생각이며 어떤 것이 바른 생각입니까?”
“ 있음[有]을 생각하고 없음[無]을 생각하는 것이 삿된 생각이
요 있음과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선(善)을 생각하고 악(惡)을 생각함이 삿된 생각이며 선과 악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괴로움[苦]과 즐거움[樂],나는 것[生]과 없어짐[滅],취함[取]과
버림[捨],원망[怨]과 친함[親],미워함[憎]과 사랑함[愛]을 생각하
는 것이 모두 삿된 생각이요,괴로움과 즐거움 등을 생각하지 않
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 어떤 것이 바른 생각입니까?”
“ 바른 생각이란 오직 보리(菩提)만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 보리는 얻을 수 있습니까?”
“ 보리는 얻을 수 없느니라.”
“ 이미 얻을 수 없을진댄 어떻게 오직 보리만 생각합니까?”
“ 보리는 다만 거짓으로 이름을 세운 것이라 실지로 얻을 수
없으며 또한 과거에도 미래에도 얻을 수 없으니 얻을 수 없는
까닭에 곧 생각 있음이 없느니라.오직 이 무념을 진실한 생각이
라 하는 것이니 보리는 생각할 바가 없는 것이니라.
생각하는 바가 없다는 것은 곧 일체처에 무심함이 생각하는
바가 없음이니,다만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무념이란 모두가 일
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 이름을 세운 것인지라 모두가 하나의 본
체로서 같음이요 둘도 없고 다름도 없는 것이니라.
제2권 돈오입도요문론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