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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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느니라.왜냐하면 자성이 공하기 때문에 곧 일체처에 있어서
              모두 공한 것이니,공이란 곧 집착이 없음이며 집착이 없음이 곧
              선정과 지혜를 함께 쓰는 것이니라.보살이 항상 이와 같이 공
              그대로[等空]의 법을 써서 구경에 이르는 까닭에 선정과 지혜가
              함께함을 곧 해탈이라고 하느니라.”
                “ 지금 다시 그대들을 위하여 비유로써 나타내 보여 그대들로
              하여금 분명하게 알아서 의심을 끊게 하리라.
                ‘비유컨대 밝은 거울이 모습을 비출 때 그 밝음이 움직이느냐?’

                ‘ 움직이지 않습니다.’
                ‘ 비추지 아니할 때도 또한 움직이느냐?’
                ‘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밝은 거울의 작용에는 밝게 비친다는 정(情)이 없으므
              로 비출 때도 움직이지 않고 비추지 아니할 때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니라.어째서 그러냐 하면 분별의 정(情)이 없는 가운데에는
              움직이는 것도 없고 움직이지 않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또,
                ‘햇빛이 세상을 비출 때 그 빛이 움직이느냐?’
                ‘ 움직이지 않습니다.’

                ‘ 만약 비추지 아니할 때도 움직이느냐?’
                ‘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빛이 분별의 정(情)이 없기 때문이니 정이 없음으로
              써 빛이 비추므로 움직이지 아니하며 비추지 않을 때도 또한 움
              직이지 아니하느니라.비춘다 함은 지혜요,움직이지 아니한다
              함은 선정이니 보살이 선정과 지혜를 함께한 법을 써서 삼먁삼
              보리를 얻는 까닭에 선정과 지혜를 함께 씀이 곧 해탈이라고 하
              느니라.지금 정(情)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범부의 정이 없음이
              요,성인의 정이 없는 것이 아니니라.”
                “ 어떤 것이 범부의 정이며 어떤 것이 성인의 정입니까?”






                                                  제2권 돈오입도요문론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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