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3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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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로 찾을래야 찾을 수 없고,지혜로써 알 수도 없으며,말로 표
              현할 수 없으며,경계인 사물을 통해서 이해할 수도 없고,또한
              힘써 공부한다고 해도 다다를 수 없다.모든 불․보살과 일체의
              꿈틀거리는 벌레까지라도 똑같이 지닌 대열반의 성품이다.이 성
              품이 곧 마음이요,마음이 곧 부처이고,부처가 곧 법이니 한 생
              각 참됨을 여의면 모두가 망상이 된다.마음으로써 다시 마음을
              구하지 말고,부처를 가지고 다시 부처를 구하지 말 것이며,법
              을 가지고 다시 법을 구하지 말라.그러므로 도를 배우는 사람이

              당장에 무심하여 묵연히 계합할 뿐이니,마음으로 헤아린다면 곧
              어긋난다.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하는 이것이 바른 견해이니,밖
              으로 경계를 좇으면서 그것을 마음이라고 잘못 알지 않도록 조
              심해야 한다.이것은 도둑을 제자식으로 잘못 아는 격이다.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있기 때문에 계․정․혜를 세워 말씀
              하신 것인데,애초부터 번뇌가 없다면 깨달음인들 어디 있겠느
              냐?그러므로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부처님께서 일체 법을 말
              씀하신 것은 일체의 마음을 없애기 위함이로다.나에게 일체의
              마음이 없거니 일체 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하셨다.본래

              근원이 청정한 부처에다가는 다시 어떤 것도 덧붙이지 말아야 한
              다.이것은 마치 허공이 수많은 보배구슬로 장엄할지라도 마침내
              머무를 수 없는 것과 같다.불성(佛性)도 허공과 같아서 비록 무
              량한 공덕과 지혜로써 장엄한다 하더라도 마침내 머무를 수 없는
              것이다.다만 본래 성품이 미혹되어 더더욱 보지 못할 뿐이다.
                이른바 심지법문(心地法門)이란 만법이 이 마음을 의지하여
                                       12
              건립되었으므로,경계를 만나면 마음이 있고 경계가 없으면 마음
              도 없는 것이다.따라서 깨끗한 성품 위에다 경계에 대한 알음알



              *12심지법문(心地法門):마음이 모든 존재의 근원이라는 견지에서,마음 자리에서 만물
              이 생겨난다고 한 말씀.




                                                       제3권 전심법요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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