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6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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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짐으로 나아가면 성문도(聲聞道)에 떨어지고,남[生]이 있음
은 보지 않고 오로지 없어짐만을 보면 연각도(緣覺道)에 떨어진
다.법은 본시 남[生]이 없으므로 이제 또한 없어짐도 없으니,이
두 견해를 일으키지 않아서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으며 일
체의 모든 법이 오직 한마음이어야만 그런 다음에 불승(佛乘)이
된다.범부는 모두가 경계를 좇아 마음을 내서 좋고 싫음이 있
다.만일 경계가 없기를 바란다면 그 마음을 잊어야 하고,마음
을 잊으면 경계가 텅 비며,경계가 공적하면 곧 마음이 없어지느
니라.만약 마음을 잊지 못하고 경계만을 없애려 한다면,경계는
없어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분잡히 시끄러움만 더할 뿐이다.그러
므로 만법은 오직 마음일 뿐이며,그 마음조차도 얻을 수 없는데
다시 무엇을 구하겠느냐?반야를 배우는 사람이 얻을 만한 어떤
법도 없는 줄 알게 되면,삼승(三乘)에는 뜻이 끊어져 오직 하나
의 진실뿐이다.증득하여 깨달았다고 할 것이 없는 자리인데도
‘나는 깨달았노라’고 한다면,모두가 증상만(增上慢)을 내는 사람
이다. 법화경 회상에서 옷을 떨치고 나가 버린 사람들이 모두
가 이러한 무리들이다.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내가 아뇩다라삼
먁삼보리에 있어서 실로 얻었다 할 것이 없다”고 하셨으니,그저
묵묵히 계합할 따름이다.
범부 중생들은 다만 죽는 순간에 오온(五蘊)이 모조리 비고 사
대(四大)는 ‘나[我]’가 없음을 본다.그러나 참된 마음은 모양이
없어서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다.태어났다고 해서 성품이 오
는 것이 아니고 죽었다고 해서 성품이 가는 것이 아니다.담연히
둥글고 고요하여 마음과 경계가 한결같다.이렇게 될 수만 있다
면 그 자리에서 단박 깨쳐 삼세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니,곧 세
간을 뛰어넘은 사람이다.털끝만큼이라도 나아가는 향방이 있어
서는 절대로 안 된다.만일 모든 부처님께서 맞이해 주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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