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0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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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버림은 마치 촛불이 바로 정면에 있는 것과 같아서 더 미
              혹될 것도 깨달을 것도 없으며,중간 버림은 촛불이 옆에 있는
              것 같아서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며,작은 버림은 마치 촛불이
              등 뒤에 있는 것 같아서 눈앞의 구덩이나 함정을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의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일체를 다 버린다.과거
              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이 과거를 버린 것이고,현재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이 현재를 버린 것이며,미래의 마음을 얻을 수 없
              음이 미래를 버린 것이니,이른바 3세를 함께 버렸다고 하는 것

              이다.
                여래께서 가섭에게 법을 부촉하실 때로부터 마음으로써 마음
              에 전하였으니,마음과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다.허공에다 도장
              을 찍으면 아무 문체가 찍히지 않고,그렇다고 물건에다 도장을
              찍으면 법을 이루지 못한다.그러므로 마음으로써 마음에 새기는
              것이니,마음과 마음이 다르지 않다.새김[能]과 새겨짐[所]이 함
              께 계합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어서,그것을 얻은 사람은 매우
              적다.그러나 마음은 마음 없음[無心]을 말하는 것이고,얻음도
              얻었다 할 것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는 세 몸[三身]이 있는데,법신은 자성의 허통(虛通)한
              법을,보신(報身)은 일체 청정한 법을,화신(化身)은 6도만행법을
              말한다.법신의 설법은 언어․음성․형상․문자로써 구할 수 없
              으며,설할 바도 없고 증득할 바도 없이 자성이 허통(虛通)할 뿐
              이다.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한 법도 설할 만한 법이 없음을
              설법이라 이름한다’고 하셨다.보신이나 화신은 근기에 따라 감
              응하여 나타나고,설하는 법 또한 현상에 따르고 근기에 알맞게
              섭수하여 교화하는 것이므로,이 모두는 참다운 법이 아니다.그
              래서 ‘보신․화신은 참된 부처가 아니며,법을 설하는 자가 아니
              다’고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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