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6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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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들이어서,사람들에게 가리켜 보이신 실다운 법이란 아주 없었
              다는 말씀입니까?”
                “ 실다운 법이란 전도됨이 없거늘,네 지금 묻는 곳에서 스스로
              전도되고 있느니라.그러면서 무슨 실다운 법을 찾는다는 말이
              냐?”
                “ 묻는 곳에서 이미 스스로 전도된 것이라면,스님께서 대답하
              신 곳은 어떠하십니까?”
                “ 사물을 통해 자신을 비춰 볼지언정 남의 일에는 상관할 것이

              없다.”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개와도 같아서 움직이는 물건을 보기만 하면 문득
              짖어대니,바람에 흔들리는 초목과 뭐 별다를 게 있겠느냐.”
                이어서 말씀하셨다.
                “우리의 이 선종은 위로부터 이제껏 이어 내려오면서 알음알
              이[知解]를 구하게 한 적이 없었다.오로지 도를 닦으라고만 했
              을 뿐인데,사실 이것도 교화하는 방편설이니라.그러니 도 또한
              배울 수 없는 것으로서,뜻을 두고 알음알이를 배우게 되면 도에

              는 도리어 어둡게 된다.도에 일정한 방위와 처소가 없는 것을
              이름하여 대승의 마음[大乘心]이라고 하느니라.이 마음은 안
              팎․중간 어디에도 있지 않으며,실로 방위와 처소가 없는 것이
              니,첫째로 알음알이를 짓지 말아야 한다.지금까지 너에게 말한
              것은 뜻으로 헤아림이 다해 버린 바로 그 자리가 도라는 것을
              말했을 뿐이다.뜻으로 헤아림이 다하면 마음에는 방위도 처소도
              없느니라.
                이 도라는 것은 천진하여 본래 이름이 없다.다만 사람들이 이
              것을 알지 못하고 뜻으로 헤아리는 데 미혹되었으므로,모든 부
              처님께서 나오시어 이 일을 자상히 말씀하신 것이니라.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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