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7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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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모든 사람들이 깨닫지 못할까 걱정하셔서 방편으로 ‘도’라
              는 이름을 세우셨으니,이름에 얽매여서 알음알이를 내서는 안
              되느니라.그러므로 말하기를 ‘고기를 잡았으면 통발을 잊어버려
              라!’고 하는 것이다.몸과 마음이 자연히 도에 통달하고 마음을
              알아 본래의 근원에 통달한 이를 사문(沙門)이라 부른다.사문이
              라는 자리는 생각을 쉬어서 이루는 것이지,배워서 되는 것이 아
              니니라.그런데도 너희들은 남의 집에 세 살이 하듯,마음을 가
              지고 마음을 구하면서 배워서 얻으려 하니,될 까닭이 있겠느냐?

                옛 사람들은 영민하여 한 말씀 들으면 당장에 배움을 끊었다.
              그래서 그들을 ‘배울 것이 끊어진 하릴없는 한가로운 도인’이라
              고 했다.반면 지금 사람들은 하많은 알음알이를 구하고,널리 글
              의 뜻을 캐면서 그것을 수행이라고 하지만,넓은 지식과 견해 때
              문에 도리어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라.이
              는 마치 어린아이에게 젖만 많이 먹일 줄 알지 소화가 되는지 안
              되는지 도통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니라.3승의 도를 배우는 사람
              들이 다 이 모양인지라,모두 ‘먹고 소화시키지 못한 자’라고 부
              르느니라.이른바 알음알이가 녹아 내리지 않으면 모두가 독약이

              된다는 것이니라.알음알이는 생멸의 측면에서나 있는 것이지,
              진여의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일은 전혀 없느니라.그러므로 말
              씀하시기를 ‘나의 왕궁 곳간에는 이러한 칼은 없다’고 하였다.
                이제껏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을 깨끗이 비워 버리고 거기에 어
              떠한 분별도 더 없다면 곧 그것이 공여래장(空如來藏)이니라.이
              여래장에는 한 티끌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니,이는 곧 ‘있음을 부
              수는 법왕이 세간에 출현하심’바로 그것이니라.또 말씀하시길,
              ‘나는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조금이라도 얻었다 할 법이 없었다’
              고 하셨는데,이 말씀은 오로지 사람들의 알음알이를 비우기 위
              해서 하신 것이다.그러므로 알음알이가 녹아지고,안팎으로 뜻






                                                       제3권 전심법요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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