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4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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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가지로 많이 아는 것이 ‘아무것도 구하지 않음’만 훨씬 못
              하니라.도인이란 일 없는 사람이어서 실로 허다한 마음도 없고
              나아가 말할 만한 도리도 없다.더 이상 일이 없으니,헤어져들
              돌아가거라.”


                上堂云 百種多知가 不如無求最第一也니라 道人은 是無事人이라 實

                無許多般心하며 亦無道理可說하니 無事散去하라.

              15.머문 바 없이 마음이 나면 곧 부처님의 행



                배휴가 물었다.
                “어떤 것이 세간의 이치[世諦]입니까?”
                “ 언어․문자에 얽매인 이치를 논하여 무엇 하겠느냐?본래 청

              정한 것인데,어찌 언설을 빌려서 문답을 하겠는가?다만 일체의
              마음이 없기만 하면 번뇌 없는 지혜[無漏智]라 부른다.네가 모
              든 언행에 있어서 하염 있는 법[有爲法]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말하고 눈 깜짝이는 것 모두가 번뇌 없는 지혜와 같으니라.지금
              말법 시대에 접어들면서 참선의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
              온갖 소리와 빛깔에 집착하고 있다.이래서야 어찌 자기 마음을
              여의었다고 하겠느냐?마음이 허공 같고 마른 나무와 돌덩이처
              럼 되어 가며,또한 타고 남은 재와 꺼진 불처럼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바야흐로 도에 상응할 분(分)이 조금 있는 것이다.만
              일 이와 같지 못하다면 뒷날 모두 염라대왕에게서 엄한 문책을
              받을 때가 올 것이다.네가 다만 ‘있다’‘없다’하는 모든 법을
              여의기만 하면,마음이 마치 허공에 떠 있는 햇살 같아 태양이

              비추지 않아도 자연히 두루 비추는 것이니,이 어찌 힘 덜리는
              일[省力事] 14 이 아니겠느냐?이런 때에 이르러서는 쉬어 머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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