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4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P. 334
가르쳐 준 바가 없다.너는 한량없는 세월 전부터 그저 남에게
가르침을 받아서 이해하려고만 하니,이야말로 스승과 제자가 함
께 왕의 난[王難]에 빠지는 것이 아니겠느냐.너는 다만 이 사실
을 알아야 한다.한 생각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받음이
없는 몸이며,한 생각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생각 없는
몸이니라.절대로 인위적인 조작에 휩쓸리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행함이 없는 몸이며,요리조리 따지고 분별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식(識)이 없는 몸이니라.그러므로 네가 달리 한 생각 일으
키기만 하면 그대로 12인연에 빠져들어서,무명이 행을 연하여
서로 인(因)이 되기도 하고 또 과(果)가 되기도 하며,나아가서는
늙음과 죽음이 서로서로 인이 되기도 하고 과가 되기도 한다.그
러므로 선재동자가 110곳에서 선지식을 구했지만,다만 12인연
속에서만 구하다가 최후에 미륵보살을 만났었다.그러자 미륵보
살이 문수보살을 찾아뵈라고 다시 가르쳐 주었다.문수보살이란
다름 아닌 바로 너의 근본 무명이니라.
만약 마음과 마음이 각기 달라서 그저 밖으로만 선지식을 구
하는 자는,한 생각이 갓 일어났다가는 꺼지고 꺼졌다가는 또 생
긴다.그러므로 너희 비구들도 생․로․병․사하기도 하여 인과
의 값을 치러 오면서 마침내는 다섯 갈래[五聚)의 생멸을 당한
다.다섯 갈래란 5음(五陰)이니 한 생각 일어나지 않으면 곧 18
계(界)가 공하여 이 몸 그대로가 보리의 꽃 열매이며,또한 이
마음이 그대로 신령스런 지혜이며 신령스런 보리좌이니라.그러
나 만약 집착하는 바가 있으면 이 몸은 곧 송장이 되고,마음은
송장 지키는 귀신이 되고 만다.”
問 學人이 不會하니 和尙은 如何指示오 師云 我無一物하야 從來로
不曾將一物與人이라 你無始已來로 祇爲被人指示하야 覓契覓會하니
此可不是弟子與師가 俱陷王難가 你但知一念不受하면 卽是無受身
334 선림보전